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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와 살이 분리되는 공간, 마장동 #2

요즘 재래시장, 혹은 식당에 가서 사진을 찍는다 해도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이상하게 생각한다기보다 아마도 좋게 생각하는 상인이 훨씬 많을 것이다.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고 가게나 시장이 유명해지면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사실을 시장 상인들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디지탈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발달로 생경하거나 좋아보이는 모습들을 찍고 공유하는 행동이 무척 쉽고도 자연스러워졌다.

 

하지만 마장동 시장 상인들은 이러한 시대의 변화를 절반쯤 거스르고 있다.

다른 곳과 달리 카메라를 함부로 들이댔다가는 신경질적인 잔소리를 듣기 일쑤다.

당황스럽지만 속내를 들어보면 당연한 반응이다.

마장동 시장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주로 공무원들이었고 계속되는 지적과 위생점검에 상인들은 물적, 심리적 피해를 받아왔다.

심지어 몰래 찍어서 함정수사를 하고 영업정지를 당했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하게 나돌 정도다.

함정수사는 불법일테니 그 말을 액면 그대로 믿을 수는 없겠지만, 시장 상인들도 어쩌지 못하는 불법적이고 꺼림칙한 부분이 많이 남아있고 그런 모습을 드러내보이기 싫어하는 것은 사실이다.

마장동 시장의 많은 부분은 현대적으로 바뀌어, 얼핏 여느 재래시장과 다르지않다.

시장의 천정은 캐노피로 덮여 날씨의 변화로부터 자유로워졌고, 고기들은 냉동차량으로 운반되고 바로 냉장고로 들어가 실온에 노출되지않는다.

하지만 시장의 모든 부분들이 바뀐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열악한 환경을 유지할 수 밖에 없거나, 나이 많은 상인들이 아직까지도 옛날 관습대로 해오는 부분들이 많다.

대표적인 것은 부산물을 바닥에 내려놓고 세척하는 행위다.

현재 법규상으로 고기를 비롯한 부산물은 반드시 테이블에 놓고 세척을 해야하지만, 지금도 마장동에서는 그냥 길 바닥에 각종 부산물을 내려놓고 세척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시장 상인들도 불법이라는 것을 알고, 고치려고 노력도 하지만 아직까지 변함없는 모습 중 하나이다.

또한 축산관련 일은 험하고 궂어서 남들이 일하기 꺼려하는 데다 조선시대 백정이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 낮춰보는 사람이 많다.

이유있는 그들의 자격지심 또한 카메라를 꺼리게 만든다.

 

1. 마장동 시장의 양호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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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반쯤 시대의 변화에 편승하고 있는 부분은 방송국 카메라 촬영이다.

특히 ‘먹자골목’과 ‘고기익는 마을’은 TV의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단골 취재대상이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마장동을 대표하는 식당가인 ‘먹자골목’은 사실상 불법영업이라는 것이다.

마장동 우시장의 형성과 함께 청계천 변으로 무허가 포장마차들이 들어섰고 이후 상설건물이 되었지만, 정식 허가를 받지 못한 까닭에 불과 십여년 전까지도 전기와 가스, 수도를 사용하지 못했다.

공공에서 그동안 덮어두고 모른척 했지만 방송에 나오고 입소문을 타자 구청에서는 할 수 없다는 듯 기간을 두고 양성화를 했다.

전후사정이야 어쨌든 사진을 찍는 카메라는 시장에 불이익을, 방송을 위한 카메라는 시장에 큰 이익을 가져다 준 셈이고, 마장동 시장은 이러한 언론의 이중적 특성을 몸으로 체득하게 되었다.

 

2. 마장동 먹자골목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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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구의회 제4대 제113회 제1차 본회의 2003.04.11 유지형 의원의 질문

두 번째로 마장동 우시장 제방에 위치하여 있는 소위 마장동 먹자골목에 대해서 질문 드리겠습니다.

이 지역은 26~7년 전에 20여 개의 포장마차가 모여 형성된 포장마차촌입니다.

말이 포장마차지 한 점포당 3, 4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의 식당입니다.

이곳 역시 불법 가건물이기 때문에 철거의 대상이 되어야 되는데 그러기에는 이 먹자골목이 우리 구의 유명한 명소가 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고 몇 년 전부터는 각 신문에 맛있는 곳으로 소개되고 VJ특공대라는 방송매체까지 알려지면서 서울 전역에서 이 먹자골목을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 마장동 우시장 먹자골목이 유명해졌는데 20여개 점포가 전부 전기와 수도를 정상적으로 공급받지 못하고 인근에서 불법으로 전기나 수도를 끌어다 불법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은 정상적으로 전기나 수도를 공급받고 정상적인 영업을 통해서 소득에 관한 세금도 내면서 떳떳하게 장사하기를 원합니다.

지금 그 분들은 도로점유세 정도만 내고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본 의원은 이것을 좀 더 보기 좋게 가꾸고 환경위생을 개선하여 더 좋은 유명한 명소가 될 수 있게 할 수 있는 길이 있는지 아니면 이대로 방치할 것인지 또는 우리 구 차원의 장기적인 대책이 있는지 이 문제에 대하여 답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부구청장 김한영 답변

다음은 우시장 먹자골목 환경위생 개선방안에 대하여 답변 드리겠습니다.

마장동 437번지 일대 우시장 먹자골목은 ’70년대, ’80년대에 이루어진 무허가 가설건축물로서 음식점 등 영업행위를 함으로써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난 곳입니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을 양성화하여 축산물시장의 명소로 개발하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지목상 제방인 국·공유지로써 점용허가에 어려움이 있는 등 궁극적으로 이 지역에 무허가 가설건축물업소로도 정비해야 할 입장에 있습니다.

또한 이 지역은 향후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청계천복원사업과 연계하여 정비되어야 할 입장에 있으므로 우리 구에서도 서울시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통하여 이 지역발전과 환경개선사업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정비계획이 수립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글, 사진. 정호균

2014년 2월 24일

 

정호균

통의도시연구소 연구원

aliceinwl@empal.com

 

 

본 글은 글쓴이의 개인적 의견으로 통의도시연구소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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